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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도자료

 
傷寒論의 고문자적 해석과 임상적 해설
최고관… 작성일 : 14-10-20 10:46 조회 : 7,131

傷寒論의 고문자적 해석과 임상적 해설

- 저술 경위 및 과정 -

 한의학에 입문하여 한의사로서 살아 온 세월이 30년이 되었습니다.
 임상 30년, 강산이 세 번 바뀌는 긴 세월 동안 환자를 치료하며 한의학의 놀라운 가치에 점차 눈을 뜨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한의학에 대한 회의감, 실망감이 점점 더 깊어 갔습니다. 유구한 세월만큼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온 한의학의 오늘 모습은 학문적인 일관성과 방향성을 잃은 채 학문적 측면에서 치료의학적 측면 모두에서 이해가 가지 않고 납득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의학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어떻게 하면 다시금 한의학을 부활을 시키고 의학다운 의학, 학문다운 학문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늘 깊게 고민하며 지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한의학의 뿌리를 찾고 그 근본을 찾아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한의학의 뿌리와 시작이 傷寒論이라는 고대 자연의학서에서 시작되었음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傷寒論에 근거하여 많은 환자들을 치료했고, 다양한 실험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저에게 완전한 만족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임상을 하며 백퍼센트 자신에게 만족하는 의사는 아마도 없겠지요? 그러나 저의 개인적인 부족함은 부족한대로 버려두더라도, 傷寒論이라는 고대 의서가 정확하게 이해되지 못하고 임상에서도 그 가치만큼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음을 느껴왔습니다. 더군다나 약 2000년 전에 쓰여 진 傷寒論은 후세 의가들의 참입과 허구, 억척 등으로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고, 그 해석 역시 의가에 따라 매우 분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2000년 전 고대인들이 사용하였던 한자의 의미는 지금 우리시대에 통용되는 의미와 같을까? 傷寒論은 단순히 감기와 전염병에 대한 기록서에 지나지 않는가? 오랜 기간 傷寒論의 처방만을 임상에서 활용해 온 사람으로서 감히 말하건대, 저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입니다. 傷寒論이 담고 있는 내용은 무궁무진할 텐데 우리는 독감과 같은 전염병 치료에 관한 서적으로 알고 있거나, 땀, 구토, 소·대변을 통해 치료하는 서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傷寒論만을 사용한 임상 외길에서 내린 결론은, 傷寒論은 감기와 같은 흔한 질병 뿐 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병명을 뚜렷이 알 수 없는 무수히 많은 몸과 마음의 질환에 관한 ‘임상 관찰 기록서’라는 것입니다. 傷寒論의 정수는 汗·吐·下 三法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의 질환을 치료했던 고대인의 관찰 기록이자, 치료의 흔적에 있습니다.

 이러한 傷寒論의 진실, 정체성, 그리고 그 안에 담겨진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傷寒論이 기록되었을 당시의 한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어는 시대의 모습을 투영하여 형성된 문화적 산물이기에 2000년 전 동양의학이 태동했던 당시의 한자의 의미와 현재의 의미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한자의 기원을 찾아 가보자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한자의 기원은 ‘갑골문’이라는 말에 힌트를 얻어 대형 서점에 나가 갑골문과 관련한 서적을 모조리 찾아봤습니다. 이 때 <갑골문 이야기>라는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경일 교수님은 우리나라의 갑골학 박사 1호였습니다. 또한 <나는 동양 사상을 믿지 않는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등의 책 역시 김경일 교수님의 저서임을 알고 독파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김경일 교수님이 가지고 있는 식견, 동양의학 그리고 동양사상에 대한 견해에 감명을 받고 이 분이라면 傷寒論을 제대로 해석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傷寒論의 근본을 낱낱이 파해 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안고 벅찬 마음으로 김경일 교수님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간곡히 부탁하였습니다. 이 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김경일 교수님은 동양사상이 유교와 성리학에 물들어 많은 오해와 허구를 양산해왔음을 여러 서적을 통해 피력하였고, 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린 터였습니다. 한의학에 대한 접근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어 저에 대한 경계의 벽도 낮추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한의학의 학문적 개혁에 대한 저의 생각과 한의학에 대한 열망을 충분히 설명 드리고 나서야 어렵게 승낙해주셨습니다. 사실 김경일 교수님은 번역가가 아니라 언어학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傷寒論의 번역작업이 한의학, 나아가 의학의 미래에 기여할 엄청난 업적이며 가치가 있는 일임을 이해하시고 함께 작업을 해 주셨습니다. 먼저 김경일 교수님이 약 1년에 거쳐 1차 번역 작업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1차로 완료된 고문자적 해석에 비추어 임상에 적용했을 때 의미하는 바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며 2차 해석을 진행하였고, 대한상한금궤의학회의 여러 선생님들의 실제 검증을 통해 정교하게 다듬어 마무리하였습니다.

 이 책 <傷寒論의 고문자학적 해석과 임상적 해설>은 한의학의 뿌리이자 근본이 무엇인지를 확고히 하며, 현재의 한의학의 정체성을 정립시켜주고, 나아가 미래 의학으로서 가치 창조를 이루는 기본이 될 것입니다. 한의학계에서 인문·언어학자와 한의학자가 공동으로 한의학서적을 번역한 유래는 없었습니다. 傷寒論의 재해석에 대한 완결판으로서 지난 역사 속에서도 그리고 현재에도 학계 내에서 계속되고 있는 분분한 논란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동안 한의학은 판본학·주석학·해석학이라는 학문의 기본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모래 위에 쌓은 집처럼 불안전한 바탕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공동 번역 작업으로 모래 위에 서있던 傷寒論을 튼튼한 주춧돌 위로 옮겨 놓았습니다. 傷寒論에 몇 천 년 동안 덧입혀진 허구와 억측, 억설들을 과감히 배척하고 傷寒論의 완전한 해석 그리고 그 정체성을 정밀히 밝히고 그 해석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 근거하여 밝혀진 傷寒論의 진실은 인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삶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위대한 의학서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본 서는 향후 임상가에서 진행 될 데이터 작업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데이터 작업을 통하여 한의학의 뿌리는 더욱 더 튼튼해 질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환자와 의사 그리고 傷寒論이 만나는 곳에서는, 21세기 新 傷寒論의 새로운 역사를 꾸려갈 수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傷寒論은 통한 傷寒醫學이 펼쳐지는 시대는 반드시 올 것입니다. 傷寒醫學은 위기의 한의학에 탈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나아가 미래 의학으로서 도달해야 할 지향점이 될 것입니다.

 2년여에 걸친 고된 번역작업으로 애써주신 김경일 교수님,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대한상한금궤의학회 이성준 학술교육연구위원장과 임재은 기획본부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傷寒論의 가치는 임상에서 여러분에게 효용성으로 응답할 것입니다. 新 傷寒論, 새로운 한의학은 이미 시작 되었습니다.

2014년 4월 22일
盧 永 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