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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도자료

 
미국 한의사 초청 특별 강연
최고관… 작성일 : 16-01-16 10:07 조회 : 9,156


미국 한의사 초청 특별 강연을 마치고

 저는 지난 2016년 1월 9일 토요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미주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날 강연은 낮 12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려 10시간 동안 마라톤 강의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난해 8월 쯤 가주한의사협회에서 강의요청 제의를 받았습니다. 저를 포함한 학회 내 이사회에서도 결정된 사안이지만, 저희 대한상한금궤의학회는 모 단체인 대한 한의학회 소속 정회원 학회로서 정관과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고수하며 대한한의학회의 강의승인 요청을 우선적으로 주문하였습니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가주 한의사협회의 강의요청에 대해 대한한의학회가 승인을 해 주었고 제가 대한한의학회가 인정한 해외 공식 1호 강사 자격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많은 부분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첫째, 대한상한금궤의학회는 원칙과 규정에 의하여 활동하는 학회임을 공식화함으로서 대한한의학회 측에서도 저의 학회의 공식적인 태도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둘째, 미국에서 한국 한의학 및 傷寒論에 대한 지식적 열망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어 대한한의학회에서 미국 보수교육을 주도해 가야겠다는 방향 설정의 단초를 제공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주한의사협회도 향후 보수교육 강의 유치를 위한 조직적인 시스템을 강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6년 전과 다름없이 지금도 변함없는 소신이 있습니다. 한의학을 하는 전 세계 한의사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가지며 함께 가야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한의학이라는 전체 파이의 크기가 커지며 결국 한의학이 큰 세력이 될 수 있기에,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여 한의학이 세계적으로 공인받는 의학이 되어야한다는 지론입니다. 더구나 미국에 傷寒醫學이 제대로 전달되어 인정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이므로, 대한상한금궤의학회에서는 장기적인 계획 하에 미국을 거점으로 傷寒醫學을 정착시키고 검증을 거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미주 강의는 의미심장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지난 3년간 학문의 결과물을 알리는 첫 무대를 미국에서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행보였습니다. 傷寒論의 진실과 육병변병진단을 허심탄회하게 아낌없이 전달하리라 작정하고 미국에서 마음껏 토해내고 왔습니다.

 강의가 시작되기 전 동국대 로얄한의과대학 강당 강의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습니다.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온 회원, 6시간 이상 차를 몰고 온 회원, 부모님과 함께 온 젊은 학도들, 접수장에는 긴 행렬이 이어졌고 현지 협회도 흥분한 상태로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에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였습니다.

 강의 참여인원은 약 200명을 초과하였고 강당에 밀집하여 보조의자를 준비해야할 정도로 참여도가 높았으며, 더욱이 강의 마지막까지 강의실을 떠나지 않고 이처럼 끝까지 집중한 사례는 없었다며 협회 임원들이 의아해할 정도라며 놀라는 표정들이었습니다. (보통은 강의 말미에 반수 정도는 퇴장한다고 함) 저도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열강을 펼쳤습니다. 지난 3년 간 학회가 이루어낸 학술적, 임상적 가치에 대하여 확신과 신념에 찬 상태라 강의가 활기차고 거침없이 진행되어 개인적으로도 매우 만족할 만한 강의를 하였습니다.

 미국 한의사분들은 한의학에 대한 갈증과 갈망이 간절한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내에서 한의학이 정착하고 주류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의학이 되기를 염원하는데, 비전을 제시해 줄 만한 학문이 전무하였기에 답답함을 느끼는 상태였습니다. 더구나 6년 전 약징과 복진으로 화두만 던져 놓고 별다른 제시를 하지 않은 상황에 매우 황당해 하였고, 그 동안 약징과 복진에 대하여 한계와 부작용을 몸소 체득한 분위기였습니다. 이후 대한상한금궤의학회가 그동안 보다 진화된 내용으로 傷寒論에 접근하고 있다는 소식에 희망을 갖고 강의를 손꼽아 기다려 온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담담하고 솔직하게 학회가 변화를 모색하게 된 경위와 과정을 밝혔고 이에 충분히 공감하고 인정하며 교감이 이루어지는 강의현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걸어 온 한의학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면서 기존 한의학에 대한 반성과 문제점에 대하여 함께 공감하였고, 특히 약징과 복진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양심고백 하듯이 담담히 풀어내었습니다.

 약징과 복진은 傷寒論 최초 저술의도와 달리 길익동동 개인의 자의적인 해석이며, 상당부분 훼손된 傷寒論의 일부이자 傷寒論의 진실이 가려진 허구의 산물임을 설파하였습니다. 傷寒論에는 애초에 입방 의도나 처방해설에 대한 내용은 없었으며 傷寒論을 저술한 본래의 의도와도 위배됨을 전하였습니다. 치료의 대상은 사람과 질병이며 그동안의 약징과 복진에서는 이 부분이 결여되어있음을 깊이 반성하여 傷寒論이 담고 있는 기본 정신의 ‘있는 그대로’의 근원을 찾은 작업을 시도하였고 드디어 傷寒論을 이 시대에 부활시켜 재현하였음을 자신 있게 알렸습니다.

 특히 傷寒論을 풀어가는 3대 키워드인 육병진단체계, 고문자학, 맥에 대한 부분을 전달할 때에는 새로운 인식과 방법론에 대한 무한한 공감과 지지를 던져주었습니다. 또한 이런 의학임을 찾아가는 경위를 역사적 과정을 통해서도 설명하였습니다. 그동안 傷寒論에 얽혀 있던 오해인 판본학 문제, 강평본 傷寒論의 발견, 맥에 대한 재해석, 육경 전병에 대한 허구, 傷寒論 해석에 대한 잘못된 해석 등 傷寒論에 덧씌워진 허구와 억척을 과감하게 파헤치는 강의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가는 분위기였으며 곳곳에서의 탄성이 들려왔습니다.

 또한 傷寒論을 저술당시의 언어인 고문자로 해석할 필요성으로 한자의 기원인 갑골문을 도입하여 傷寒論의 완벽한 재해석을 시도했으며, 3년여의 노력 끝에 『傷寒論 고문자적 해석과 번역』이라는 책자를 실제로 확인하고서는 격려와 찬사를 보내 주었습니다. 역시 진실은 결국에는 알려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는 무대였습니다.

 맥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충격적인 내용으로 다가온 듯 했습니다. 새로운 해석에 처음에는 많은 술렁거림이 있었지만 맥과 관련된 논문, 맥의 고문자적 해석 및 기원, 맥진의 변천사, 해석학적 오류, 임상적 한계 등의 근거 제시를 통해 傷寒論의 맥은 寸關尺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지속적인 행위’라는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는 공감을 이끌어내었습니다.

 무엇보다 압권은 육병 변병진단체계의 소개였습니다. 인간의 질병을 약물과 복진으로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질병에 대응하는 방식과 패턴을 6가지로 분류하여 접근하는 것이 傷寒論의 원래 진단 시스템이라는 부분은 가히 센세이션이었습니다. 육병이 질병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이며 공통적이고 보편적인 행동 패턴이자 치료를 위한 가장 우선적인 조절의 대상이며, 조문은 주소증의 나열이 아니라 질병이 발생하고 심화되는 원인이라는 병리적 변화를 추적하는 것이 傷寒論의 진정한 진단 체계이며, 육병 감별이 된다면 진단과 치유의 실마리는 90% 해결된다는 새로운 사유구조에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습니다. 육병 변병진단체계 매우 심플하고 질병치료의 근원적인 방법이기에 이 새로운 진단 패러다임을 격하게 실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육병변병진단 프로세스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접근방법을 설명하고 실제적으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각자 본인의 육병 감별을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실질적인 연습을 통해 충분히 임상에서 활용가능한 의학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는 희열에 찬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20년 된 비염, 오한을 호소하는 85세의 원로 한의사를 모델로 하여 육병에서 조문까지 찾아가는 과정을 상세한 질문을 통하여 ‘大陽病 中風 12條 桂枝湯’을 선정하는 과정을 재현하였습니다. 실제 진단 과정을 통해 한의학 진단에 있어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고 가주 한의사들도 여태까지 접해 보지 못한 임상의 세계에 감동하는 인상들이 역력하였습니다.

 10시간여의 강의를 통해 ‘傷寒論은 사람을 대상으로 질병의 근원을 추적하여 치료한 임상진료기록서’임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고, 육병변병진단을 통한 치료는 간편하고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함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부작용이 없어 안정성이 확보되고 인문학적인요소로 인간의 삶 전체를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장점이 있으며, 임상 재현성 및 환자 티칭까지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 깊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또 이러한 이론적 내용을 바탕으로 한 傷寒論 주요 조문의 고문자적 해석과 임상 증례보고로, 실제 임상에서도 정확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시켜주었습니다. 더구나 마음질환과 난치성 질환인 신경정신과 영역의 질환을 치유하는 과정 등은 미국 내에서도 충분한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비전에 경탄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장장 10시간여에 걸친 미주한의사 대상 특강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강의와 지도를 부탁한다는 간곡한 요청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에 향후 학회가 미국한의사분들을 위한 회원 제도를 마련하고 인터넷강좌 등을 통한 정보공유를 통해 傷寒醫學이 더 넓은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시도할 것을 약속하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비록 몸은 피곤하였지만 마음만은 충만한 강의였습니다.

 그 이튿날 이번 초청 강연에 지대적인 역할을 하신 동국대학교 이승덕 총장의 요청으로 동국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대상 강의는 미래에 대한 한의학의 비전을 제시해주는 메시지 전달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미국 원주민 학생 10여명, 한국 학생 40여명 그리고 전날 강의에서 감동을 받았던 한의사 30여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한의사대상 강의와는 달리 세미나 형식의 강의를 하였고 미국 학생을 중점으로 한 동시통역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제 아들이 한국어-영어 통역을 맡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무척 설레는 강의였습니다. 언젠가는 한의학을 미국 M.D.를 대상으로 강의하는 것이 저의 꿈인데 마치 예행연습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강의를 진행하면서 저는 예상치도 못했던 반향이 일어났습니다.

 강의를 듣던 미국 학생들이 傷寒論과 육병변병진단체계가 자신들이 원하고 바라던 진단 시스템이라는 것에 흥분된 반응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강의 도중에 한 미국인 여학생이 이 의학의 사유구조와 가치에 무척 공감하며 평생 이 학문을 하고 싶다는 적극적인 감정을 표현하자 오히려 한국 학생들이 의아해하는 모습도 연출되었습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마인드가 전제된 미국학생들에게 이 의학이 깊은 공감과 울림을 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미주한의사 대상 강의와 동국대학교 학생 대상 강의까지 마친 후 저는 이 傷寒醫學의 미래 지향적인 가치에 다시금 확신을 갖게 되었음을 여러분들께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동안 학회가 이루어 놓은 콘텐츠를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하여 미국 및 해외 한의학 관련 종사자들에게 확산, 보급시키는 것을 제도화시켜 나가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봅니다.

 지난 3년간의 초석을 다지는 과정을 지나 이제 한의학의 효시, 傷寒論의 진실은 분명해졌습니다. 이번 미국 초청강연을 통해 과학적 학문, 진단의 객관화, 인문학의 완성, 임상의 효율화에 전혀 손색이 없는 傷寒醫學이라는 것을 몸소 확실하게 느끼고 왔습니다.

 傷寒醫學은 한의학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고 세상을 변하게 할 의학임을 확신합니다. 회원 여러분, 이제부터 펼쳐지는 傷寒醫學의 세계에 적극 동참하여 함께 나아갈 것을 부탁합니다.

 
                                                                                                    대한상한금궤의학회 회장 노영범